둘째 아기를 낳고 벌써 3주가 지났네요.
코로나도 걱정되고 첫째 아이가 있어서 조리원에 가지않기로 결정하여
자연분만 2박3일 입원 후 바로 집으로 오게 되었어요.
퇴원한 날이 하필 주말이라 정신없는 이틀을 보내고
월요일에 산모피아 산후관리사 라O연 이모님을 만나뵙게 되었습니다.
고작 주말 이틀을 보냈을 뿐인데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더라구요.
게다가 첫째 때는 조리원에 있었을 시기라 잘 몰랐던 신생아 돌보기가 현실로 눈앞에 닥치니 잘 기억도 안나고 허둥지둥 거리기 바빴어요.
이모님이 벨을 누르고 올라오시는데 어찌나 반갑던지요.
(산후도우미 이모님이 너무 젊고 예쁘셔서 또 한번 놀라고요 ㅎㅎ)
오시자마자 바로 저희집 살림 파악하시고
평소 저의 살림스타일과 조율해주셨어요.
살림을 정말 잘하셔서 청소와 빨래를 항상 너무 깔끔하게 해주셨어요.
저는 살림에 재주가 참 없는 편인데
이런 저런 살림팁,요리팁을 많이 알려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이모님 계시는 동안 둘째가 이벤트가 많은 편이었어요.
이모님이 황달을 먼저 알아보시고는 병원 가보는 것이 좋겠다 하셔서 같이 병원을 갔는데
병원에서 황달 수치가 높은 편이라고 모유중단을 권하시더라구요.
이모님 아니었으면 모르고 황달이 더 진행될 뻔 했어요.
다행히 며칠 모유 중단 후 황달 수치도 내려갔어요.
이모님 계시는 동안 배꼽도 예쁘게 잘 떨어졌어요.
제가 잘 모르고 배꼽 떨어지기도 전에 통목욕 시키고 소독도 잘 못해주어 고름이 나오고 있었는데
다행히 이모님이 잘 케어해주셔서 예쁘게 아물었네요.
그리고 아이의 장이 예민한 편인지 응가를 너무 많이하는 바람에 엉덩이에 발진이 생겼는데
이모님이 기저귀를 벗겨 뒤집어 눕힌 뒤 비판텐 연고를
발라주시고 수시로 돌봐주셨어요.
저에게 안겨있는 시간보다 이모님께 훨씬 더 많이 안겨있었던 것 같네요.
잠을 많이 못자 피곤한 저를 배려해주셔서
이모님이 오시면 저는 아기를 부탁드리고 너무나 편하게 꿀낮잠을 잤습니다.
혹여나 제가 자다가 깰까봐 아이가 울면 바로 케어를 해주셨어요.
이모님 계실 때 가장 감사했던 부분이네요. ㅜㅜ
음식도 항상 정갈하게 차려주셔서 조리원을 안간게 서운하지 않은 느낌이었어요.
3주간 이모님과 지내면서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본 것 같네요.
밥과 국이 질릴까 싶으면 국수와 만둣국 같은 특별식으로 차려주시기도 했고요.
저희집 첫째딸도 이모님을 참 잘 따랐는데
3주차가 되니 이모님이 오시면 먼저 문앞으로 달려나가 마중하더라구요.
어린이집에서 색칠해 온 그림을 이모님 드리겠다며 선물(?)하기도 했어요.
이모님이 첫째를 위해 간식도 따로 챙겨와주셨는데 빼빼로 데이 때는 저도 못받은 빼빼로를 챙겨주셔서 첫째가 너무 좋아하며 먹었어요.
참 정이 많으신 분이구나 생각했습니다.
벌써 이모님과 함께한 3주가 다 지나버렸네요 ㅠㅠ
이제 이모님 안계시면 어떻게 보내야하나 막막합니다.
저희 첫째도 많이 서운해할 것 같아요.
이모님과 소소하게 떠들었던 재미난 수다도 그리울 것 같구요.
라O연 이모님 덕분에 몸도 마음도 많이 편하게 잘 보냈습니다. 정말 감사해요.
아직 이름을 못지어 계속 태명으로만 불렸던 둘째인데
이름이 정해지게 되면 꼭 소식 알려드리고 싶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