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을 열흘 앞두고 급박하게 정부지원 도우미를 신청했어요. 조리원 2주 하려다 1주로 급변경하고 알아보느라 업체 비교도 많이 못해보고, 정부지원 되는 업체 목록 중 어디서 들어본 이름으로 급결정했는데 결론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업체규모도 크고 전화 상담도 꽤 꼼꼼하게 해주는 것 같구요. 어떤 스타일의 관리사를 원하는지, 어떤 부분에 가장 신경 써줬으면 하는지 체크하고 저랑 정말 잘 맞는 분으로 매칭해주셨어요.
저는 첫째가 낯가림이 심해서 성격 차분하신 분이 좋겠다고 요청 드렸었어요^^ㅎㅎㅎ
서비스가 끝난 시점에서 돌이켜 생각해보니 한달간 이모님의 도움이 정말 컸던 것 같아요. 이제 혼자 아기 케어한지 딱 3일 지났는데 아주 전쟁통이 따로없네요ㅠㅠㅠ ㅋㅋㅋㅋㅋㅋ
1. 신생아케어
첫째 아이가 있어서 출산 후 조리원에서 일주일만 지내고 바로 집으로 왔어요. 사실 생후 2주도 안된 신생아가 있는 집에 외부인이 방문하는게 괜찮을까 많이 신경 쓰였었죠.
이모님께서는 마스크 착용은 당연히 필수로 하셨고, 집에 오시자마자 옷 갈아입으시고 손부터 씻고 일을 시작하셨구요. 코로나 발생 이후로 대중교통도 이용 안하시고 대부분 근거리로 일을 다니신다고 해요. 예방 접종 여부도 미리 알려주시고 위생적으로 많이 신경쓰시는 것 같아 안심이 되었네요.
아기 배꼽이 안 떨어져서 소독에 많이 신경 써주셨고 하루에 한번씩 꼭 목욕 시켜주셨어요. 저는 첫째 키울때부터 신생아 목욕 시키는게 너무 힘들고 무서웠는데 어찌나 능숙하게 척척 씻겨주시는지 아기도 너무 편안해했어요.
퇴근하시기 전에 밤새 사용할 젖병 미리 소독해서 준비해주셨구요. 며칠에 한번씩은 미리 말씀 안드려도 열탕 소독까지 해주셨어요.
소,대변과 집안 온도 항상 신경써서 체크해주시고, 아기 예방 접종하러 갈때도 산모는 무리하면 안된다고 이모님께서 아기 안고 같이 가주셔서 저는 그냥 아기수첩 하나 달랑 들고 다녀왔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진심으로 아이를 예뻐하시는게 느껴져서 넘 감사했어요. 저는 첫째 챙기느라 아기 많이 안아주지도 못하고 너무 미안했는데ㅜㅜ 이모님께서 한달간 정말 사랑을 듬뿍 주셔서 제 마음도 너무 편안하고 좋았어요.
2. 산모케어 및 가사일
산후도우미 서비스 이용이 처음이라 이모님이 오시면 어느 정도까지 일을 도와주시는지 감이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이모님께서 정말 신기할 정도로 멀티로 도와주셔서 저는 한달간 정말 부족한 잠 푹 자고 너무 편안하게 몸조리 했던 것 같아요.
아침에 오시면 바로 밀대로 바닥 청소부터 해주시고, 빨래도 아기빨래랑 저희 빨래까지 다 해주셨구요. 어찌나 각 맞춰서 예쁘게 접으시는지 빨래 개는 법도 신랑이랑 같이 배웠어요^^ ㅎㅎㅎ
식사는 후기 적을거 생각했으면 미리미리 찍어놨을텐데 사진이 없어서 아쉽네요ㅠㅠ 그날그날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로 식사준비 해 주시고, 먹고싶은 음식 있으면 최대한 맞춰서 해주셨어요. 저는 완분이어서 식사에 제약은 없었는데 그래도 항상 산모식에 맞게 저염으로 간 맞춰 주셨어요.
메뉴도 소고기미역국, 황태미역국, 된장국, 콩나물국, 단호박카레, 고등어조림, 닭볶음탕, 생선구이, 제육볶음, 오징어볶음, 야채샐러드, 각종밑반찬 등등 다앙하게 해주셨어요. 샐러드 드레싱도 집에 있는 들기름으로 직접 만들어주셨는데 너무 맛있었어요^^
3. 첫째케어
첫째 케어는 관리사님의 주업무는 아니지만, 첫째한테도 늘 다정하게 말 걸어주시고 잘 챙겨주셨어요. 어린이집 방학기간동안 집에서 아이랑 같이 점심 먹었는데 아이 먹일 음식도 같이 신경써주시고, 아기에게 질투하느라 떼 부릴때마디 지금 첫째도 한참 힘들시기라며 늘 다독여주시고 달래주셨어요. 낯가림 심한 첫째가 나중에는 이모님께 먼저 가서 말도 걸고 안기기까지 해서 너무 신기했어요.
아이 키우면서 육아 고민도 많았는데 늘 제 얘기도 잘 들어주셔서 마음의 위로도 많이 받았네요. 저는 아기 키우면서 제일 힘든게 체력적인 부분보다 정신적인 부분이 더 컸는데요. 누군가 곁에 함께 있고 얘기를 들어준다는 사실이 큰 위로가 되었고 외롭지 않아서 좋았어요. 첫째 하원하고 같이 간식거리 사와서 함께 먹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시간도 정말 즐거웠어요 ㅎㅎ
(참, 첫째가 있는 경우 추가비용이 있어요! )
집에 누가 와 있는게 불편하지않을까 걱정많았었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좋은 분을 만나서 다른분들께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 적어보았어요. 출산 앞두신 분들 모두 건강히 순산하시길 바랍니다. 육아도 함께 화이팅 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