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봄의 훼방꾼, 미세먼지
따뜻한 봄기운을 느낄 새도 없이 연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전 세계에서 약 700만 명이 나쁜 공기로 사망했으며, 그중 약 370만 명이 미세먼지로 사망했다고 합니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머리카락 굵기 10분의 1가량인 10마이크로미터(㎛) 이하 먼지를 말하며 자동차 매연,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 물질로 아황산가스, 질소 산화물, 납, 오존, 일산화탄소 등을 포함합니다. 특히 5㎛ 이하의 초미세먼지는 폐 속 깊이 침투할 수 있어 더욱 위험합니다.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서 대부분 걸러져 배출되는 일반 먼지와 달리 미세먼지는 크기가 작기 때문에 걸러지지 않고 점막을 통해 흡수돼 몸에 축적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어느새 외출을 할 때면 오늘의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 되어버렸는데요, 이런 가운데 복부비만을 가진 사람들이 미세먼지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복부비만일수록 미세먼지에 더 취약해
서울대병원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남성 1,876명을 대상으로 사는 곳의 미세먼지 농도와 복부지방, 폐활량 등의 상관관계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복부비만일수록 미세먼지로 인한 폐 기능 저하에 더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연구팀에 의하면 지방세포는 몸에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을 분비하고, 대기오염은 기도 등 호흡기에 해로운데 이 둘이 합쳐지면 폐의 기능 저하가 더 심각해진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5월, 국제 비만 학회지에도 복부지방이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폐활량 지수가 약 10%씩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심각한 상황에서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복부비만이 있는 사람들은 호흡기질환이나 심뇌혈관질환에 걸릴 확률이 일반 사람들보다 높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복부지방을 줄이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렇다면,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고 복부비만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삼겹살, 미세먼지를 제거해준다? No!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기름진 음식을 먹어야 한다며, 삼겹살을 찾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건 잘못된 상식입니다. 돼지고기의 지방이 미세먼지의 체내 흡수율을 높일 수 있고 무엇보다 고지방 육류를 과다 섭취하면 복부에 가장 먼저 살이 붙게 되어 각종 대사증후군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그렇다면 칼로리는 낮고 영양은 풍부한, 그러면서 미세먼지 제거에도 탁월한 식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미세먼지엔 강하고 다이어트엔 효과적인 식품들을 소개합니다!
수분 섭취는 기본 중의 기본
몸을 씻어 미세먼지를 제거하듯 체내 미세먼지를 빼내기 위해서도 물을 자주 마셔주는 게 좋습니다. 충분한 수분은 호흡기 점막을 건조하지 않게 해 미세먼지가 쉽게 침투하지 못하게 하며, 혈액 속 수분 함량을 늘려 혈중 중금속 농도를 낮추고 소변으로 배출되도록 돕는데요, 타닌 성분의 녹차, 폴리페놀 성분이 함유된 홍차, 옥수수차, 둥글레차 등도 좋습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건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는 겁니다.
비타민D와 칼슘 다량 함유, 봄 햇살을 대신해줄 우유
미세먼지로 인해 외출을 자제하면서 봄 햇살을 통해 생성돼야 할 비타민 D 결핍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우유를 통해 비타민 D를 섭취해보면 어떨까요. 특히, 우유는 뱃살을 줄이는데도 효과적인 식품입니다. 우유에 함유된 다량의 칼슘이 복부 조직과 주변에 쌓여 있는 나쁜 물질을 제거하는데 도움을 줘 복부 지방이 감소하는 것이죠.
풍부한 식이섬유로 미세먼지 배출은 물론 비만 예방에도 효과적인 통곡물
통곡물은 정제된 곡물에 비해 단백질, 미네랄, 각종 비타민과 항산화제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뱃살을 줄이는데도 효과적입니다. 특히, 통곡물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배변활동을 원활하게 해 미세먼지 배출을 돕고, 콜레스테롤과 지방의 체내 흡수를 막아 비만예방에도 탁월한 만큼 다이어터들에게는 필수 식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염증 예방, 체중 감량에도 탁월한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류
미세먼지로 인한 몸 속 염증을 예방하려면 오메가3 지방산 섭취는 필수입니다. 오메가3는 고등어와 연어, 꽁치, 갈치 등 생선류에 풍부한데요, 생선에 다량 함유된 오메가3는 생체 리듬을 맞춰주고 심장 건강을 지켜주며, 치매 예방과 체중감량에도 효과적이라고 하니 자주 섭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서 알려드린 식품들을 자주 섭취하는 것은 물론, 미세먼지 경보가 발생하면 되도록 외출을 삼가고,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는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식약처 인증 마스크를 꼭 착용해주세요. 또 실내에서는 물걸레로 바닥에 쌓인 미세먼지를 닦아주고, 공기 청정기를 가동하거나 적절한 습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의 생각보다 더 위험하고 우리의 일상에 깊게 침투한 미세먼지,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특히나, 다이어트를 하는 분들은 면역력이 약해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세먼지에 더욱 철저하게 대비해야 합니다.